" 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YK, 푸코와 비정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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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 푸코와 비정상(2)

by MarvelKim 2019. 4. 7.

 

 

방법

 

푸코는 합리성이 갖고 있는 폭력성에 대해 경계하면서 한 사회의 권력 담론을 부정하고 신화의 세계를 지향한다. 그의 역사철학 비판의 주된 내용은 현대 서구의 자본주의와 부르주아 사회를 비판하면서 로고스(이성)와 히브리스(몰이성, 열정)가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문명과 사회를 갈구하는 근원회귀 사상을 내포하고 있다.

 

그가 꿈꾸는 시대의 자연존재는 서로서로 연결된 고리처럼 이웃관계를 형성하여 자연히 하나의 영원한 연속체이게끔 하는데 구체적으로 푸코가 지향하는 고대 희랍사회란 도덕적 반성이 쾌락을 탈색시키지 않으면서 근대의 기독교처럼 획일적인 행위의 법전(성경)화의 강압으로 변질되지 않고 실존의 미학으로 향하는 길을 선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비판(하버마스)

 

푸코에 대한 이런 진단에 대해 하버마스는 여러 각도에서 비판을 제시한다. 그의 여러 비판들을 살펴보겠지만 주된 특징은 비단 푸코에게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포스트모던 철학자들에게 던지는 것으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소외되어 왔던 객체를 말하지만 결국은 이성적 도식을 통한 해석과 판단이다.’ 그의 이런 비판은 왜 포스트모던 철학자들이 그들만의 이성적 도식을 버리고서 도가적 자세를 취하지 않는가?’와 같은 질문으로 느껴지지만 결코 한 문장으로는 요약할 수 없는 중요성을 시사한다.

 

1) 먼저 하버마스는 푸코의 역사 기술에 대해서 무엇보다도 역사를 암암리에 거시 의식으로서 개념화하는 전체적 역사기술과 결별하고자 한다.”고 비판하면서 푸코가 거대한 인과성들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종합들을 고려하지 않고 진보와 진화와 같은 분화의 원리들을 포기한다고 말한다. 그는 역사를 시대에 따라 분류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는다. 이런 점에서 화해의 이념도 함께 버려지며, “헤겔에 의존하는 현대성의 비판이 거리낌 없이 사용하였던 역사철학의 유산도 포기하는 것이다. 모든 역사의 변화에서 화해를 발견하는 역사는 거부된다.”

 

이러한 하버마스의 비판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입장을 취한다. 왜냐하면 푸코의 인식성 자체가 달라진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실재적인 하나의 규범이나 틀로서 제시되기 보다는 제도나 이데올로기를 맨 처음 가능하게 만든 하부 구조로서 이에 대한 각 시대의 의존 양상에 따라 사물과 낱말 사이의 관계가 다르게 나타나고 무엇보다 각 시대는 시대적인 인식론적으로 단절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제기하고 싶은 푸코의 문제는 개념에 관하여서 그가 한 시대의 공통 담론(인간이 사용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언어들의 총화, 푸코에 있어서는 무엇인가를 주장하는 기호들의 집합을 의미한다. - 담론의 질서, 미셸푸코. 이정우 옮김 중 부록)이 그 이전과 이후와도 구분되어 지층처럼 쌓인다.’고 여기면서도 아도르노처럼 개념의 사용과 용도의 축적에 대해 긍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데 과연 푸코가 말한 한 시대와 다른 시대의 인식론적 단절이 뜻하는 바가 이전 세대의 언어의 형식적 체계 또는 체계의 전유물을 부정하거나 또는 거의 내다버리는 것을 의미한다면 어떤 시대의 언어의 형식적 체계가 그 이전 시대의 형식적 체계로부터 비약이나 단절 또는 변이라고 불릴 만큼의 변화가 있었는가?’ 또는 이전 시대의 형식적 체계의 전유물을 대부분 버리고서 새로운 형식을 취했는가?’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다음 시대의 새로운 형식 체계가 이전 체계에 대한 반발적 추동이라고 하여도 그것은 단절이나 비약이라기보다는 이전 시대의 인식성 구조가 부여한 (그것이 순응적 절차를 취하든지 또는 반항적인 그것을 취하든지 간에)하나의 기회에 응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개념으로부터 1이라는 모순 개념이 나올 때 11과 별개의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2)다음으로 그는 푸코의 광기의 역사에 대해 그 부제인 고전시대에서의 광기의 역사를 약속하고 있는 부제는 이미 이성 비판적 요청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광기 즉 비정상성 자체에 대해 기술하기 보다는 정상성으로 대변되는 이성의 부차적 현상으로서만 기술 되어질 뿐이고 (푸코가 초기에 취한) 고고학적 방식을 통해서 계몽적인 총체적 틀을 버린다고 하여도 푸코는 이미 주어진 역사적 자료가 나타내는 광기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성 비판적 요청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 “미친 사람과 범죄자는 물론 이 능동적 부정의 힘을 전도된 이성으로서만, 즉 의사소통적 이성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계기의 덕택으로서만 전개할 수 있다.”(현대성의 철학적 담론)

 

하버마스의 비판처럼 광기의 역사가 그것 자체로 고유한 것이기보다는 이성의 부차 현상으로서 기술되어 왔지만 과연 광기(비정상성)는 이성(정상성)의 부차현상으로서 나뉘는 것일까에 대한 탐구가 필요한데 왜냐하면 사회적 일탈은 각 문화마다의 규율마다 달라지는 것이고 또한 현대적인 관점에서 과연 절단점(cut-off score)의 기준은 무엇이며 과연 절단점 바로 밑에 위치한 사람의 경우 그가 과연 비정상인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그렇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지능에 관하여서(절단점은 70-130) 과연 IQ69인 사람은 비정상이고 70인 사람은 정상인 것인가 하는 문제) 따라서, 광기 즉 정신장애는 이성과 확연히 분리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사회적 기능의 상대적인 차이라고 할 수 있다.

 

3)하버마스는 푸코의 담론 개념에 대한 자기 모순성에 대해 비판한다. “푸코의 규칙들은 단지 담론이 어떠한 조건들 속에서만 가능한지를 명료하게 보여줄 뿐, 담론의 실천이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즉 자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규정할 수 있는 규칙이란 없다. 규칙이 지배하는 담론은 스스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콘텍스트를 규정할 수 없는 것이다.” 1)비판과 같이 볼 때 다음과 같이 이해된다. - 푸코의 말처럼 각 시대마다의 경계가 인식론적으로 단절되어 있다면 푸코 또한 그 시대의 담론의 영향을 받고 있고 따라서 푸코의 주장들 또한 정말로 그러한 것인지 푸코가 속한 시대의 담론에 의한 결과물인지 분간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푸코의 다음과 같은 주장 때문에 더욱 확실하게 다가온다. “모든 사회는 그 자신의 고유한 진리의 질서를, 그리고 그 자신의 일반적인 진리의 정치학을 가진다. 즉 모든 사회는 그 사회를 진실한 것으로 가능하게 하는 특정한 담론을 받아들인다.”

  

4)푸코의 권력에 대해서 우리가 단지 권력화 모델만을 허용한다면, 자라나는 세대들의 사회화 역시 권모술수적인 대립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그럴 경우 언어와 행위능력을 갖춘 주체의 사회화는 동시에 개인화로 간주될 수 없고 단지 육체와 살아 있는 실체들을 권력기술 하에 지속적으로 포함시키는 과정으로 파악될 뿐이다.”라고 비판하는데 이는 권력이론의 전제들 하에서 사회적 현대화의 복합성을 너무 평준화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 내포된 혼란스러운 역설들은 전혀 그의 눈에 띄지도 않았던 것이다.”로 축약할 수 있다. , 푸코는 모든 것을 권력의 영향 아래 있는 어떤 것으로 환원 시키려고 하는 것이며 동시에 개개인의 저항성이 부정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권력은 더욱 공고화 되며 따라서 푸코의 이상 사회의 전제가 되는 사회 권력 담론의 부정은 결코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추가적인 비판

 

푸코의 임상의학의 탄생광기의 역사에서 현대의 위생적 병원의 건립, 정신병자의 정신의학적 치료, 정신병자들이 심리학적 이해와 치료적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모두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 조작, 개별화, 규제화의 대상으로 만들고, 특히 의학적 연구의 대상으로 만드는 시설규칙을 통해 가능한 것으로 치부하는 데 하버마스는 이러한 인식이 비로소 개념화된 병리학의 객관성을 광기에 부여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것을 이성의 보편세계로 편입시킨다고 말하면서, 정신의학적 인식은 방면(放免, 놓아줌)(고유한 광기의) 제거라는 이중적 의미의 해방을 뜻한다고 말한다.(;해방과 노예화의 이중운동) 그러나 푸코의 지향점이 이성와 몰이성의 화해라고 했을 때 이러한 정신의학적 인식이 꼭 현대적 지배기술로써 작용한다기보다 이성과 몰이성의 화합 지점을 찾는 하나의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그가 광기의 역사에서 중요하게 다룬 히스테리와 무의식에 관하여서, 프로이트는 당대의 유행하던 히스테리 환자를 그의 스승인 브로이어가 약물이 아닌 정화 치료법(달리 말하면 근대의 자유연상 기법-자신이 느끼는 문제들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통해 치료하는 것을 보고 무의식에 대한 탐구(꿈의 해석)를 시작했는데 이는 푸코가 비판하는 사회의 어떤 권력 담론에 의한 교화를 시키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단지 문제에 대해 스스로 말함으로써본연의 사회적 기능을 되살려 주려고 했다는 것이 그 단초이며 본격적으로 정신분석 입문에서 아동기 발달에 따른 성장 단계별 고착에 따른 분석 방법은 이성적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진단 범주에 따라 비정상성을 분류하고 교화(치료)하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정신 질환을 겪는 사람들을 그대로를 내버려 둘 수는 없으며 이러한 점에서 그러한 인식들을 지배기술로 폄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푸코가 광기를 스스로 그러한 자연적인 어떤 것으로 말하지만 위에서도 기술했다시피 정신 질환(비정상성)은 특정한 유전자형 자체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부모의 양육, 자연 환경, 생활 스트레스 등)과 상호작용 함으로써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이러한 비판점의 연장선상에서 감시와 처벌에서 주장하는 지식의 축적을 통한 범죄자의 교화는 권력 담론에 의한 억압만으로 치부될 수는 없으며 무엇보다 푸코 자신 또한 그가 비판하는 감시와 처벌이 마련해 놓은 비교적안전한 사회에서 살았는데 담론에 의한 어떤 분류와 교화, 감시와 처벌도 부정한다면 이상 사회로의 출발이 아닌 사회 와해로의 단초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현대유럽철학의 흐름, 리처드 커니 지음, 임헌규 등역. 한울. 1995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 위르겐 하버마스 지음, 이진우 역. 문예출판사. 2002

감시와 처벌, 미셸 푸코 지음, 오생근 옮김. 나남 출판. 2003

미셸 푸코와 현대성, 오생근 지음. 나남 출판. 2013

이상심리학, Jeffrey S. Nevid 3인 지음, 신성만 외 7명 옮김. 2016

구조주의 사유체계와 사상, 김영효 지음. 인간사랑. 2008

아도르노의 경험의 반란, 이병탁 지음. 북코리아. 2013

담론의 질서, 미셸 푸코 지음, 이정우 옮김. 서강대학교 출판부.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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